[공지사항] (6월 26일) 체코필하모닉의 드보르자크 교향곡 전곡연주
본문
<6월 26일 오후3시 시네오페라>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드보르자크 교향곡!
체코 음악 최고의 거장은 역시나 드보르자크입니다.
그리고 1896년 1월 4일 드보르자크는 체코를 대표하는 세계 정상의 악단인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창단 연주회를 지휘합니다.
이때 그의 마지막 교향곡인 9번 '신세계로부터'를 초연하게 됩니다.
그럼 드보르자크의 교향곡을 세계에서 가장 잘 연주하는 악단은?
당연히 체코 필하모닉임을 알 수 있습니다.
체코의 전설적인 지휘자 라파엘 쿠벨리크의 드보르자크,
또한 바츨라프 노이만과 체코 필하모닉이 함께한 드보르자크 교향곡 전집은
예전부터 절대명반으로 꼽혀왔습니다.
이번에 드디어
체코 필하모닉의 드보르자크 교향곡 전곡 실황이 DVD로 발매되었습니다.
바로 드보르자크가 첫 창단 연주회를 했던 루돌피눔에서의 실황입니다.
얼마전 조성진 군이 프라하의 봄축제에서 연주햏ㅆ던 바로 그 공연장입니다.
현 음악감독인 이르지 벨로흘라베크가 지휘하는
이 영상물의 완성도는 가히 최고입니다.
이 가운데 교향곡 8번과 9번을 시네오페라에서 상영합니다.
블라바강이 시내를 관통하는 프라하의 전경입니다.
카를교 왼쪽편 건물이 체코 음악의 아버지 스메타나를 기리는 기념관입니다.
프라하에서 40Km정도 떨어진 넬라호제베스에 있는 드보르자크 생가 앞의 동상입니다.
음악가 가운데 유일하게 정육점 면허를 가지고 있었던 드보르자크
그의 생가입니다.
후고 잘루스가 쓴 시 '드보르자크'의 한 부분입니다.
그의 생가 안에 액자로 걸려 있습니다.
드디어 루돌피눔...
자세한 역사는 아래
유혁준 음악칼럼니스트의 월간객석 기고 글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루돌피눔 앞의 드보르자크 동상입니다.
루돌피눔에서 체코 필하모닉이 연주하는 장면입니다.
지난 5월 7일 피아니스트 조성진 군의 루돌피눔 공연 장면입니다.
자랑스러운 순간입니다.
월간객석 2014년 8월호
<루돌피눔>
글, 사진 유혁준 음악칼럼니스트
2005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꼽히는 카를교에 두 주인공이 등장할 때 아스라이 떠오르는 노스탤지어! 이는 마라톤 코스로 나오는 구시가지와 비셰흐라드 성 주변을 재희와 상현이 달릴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체코인들이 ‘블타바’라고 부르는 몰다우 강변 노천카페 ‘깜바’에서 신비로운 야경을 바라보며 속삭이는 사랑의 밀어. 그건 분명 인공적이고 온통 회색빛 빌딩뿐인 도시에서 갑갑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과는 차원이 다른 순수의 세계이자 잃어버린 동심의 발원지였다. 또한 그 곳은 대문호 카프카와 ‘신세계’ 교향곡을 작곡한 드보르자크를 배출한 세계 최고의 예술 도시이기도 하다. ‘체코 음악의 아버지’ 안토닌 드보르자크는 스메타나의 뒤를 이어 체코 음악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또한 스메타나, 야나체크와 함께 체코 민족주의 운동의 가장 위대한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음악의 거장들과 카프카와 같은 대문호를 고이 품고 있는, 서부 보헤미아 지방과 동부 모라비아 지방으로 이분되는 체코의 심장은 바로 프라하다. 일찍이 ‘동유럽의 진주’라 불리며 1000년의 역사를 거슬러온 프라하는 유네스코가 진작부터 도시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할 만큼 중세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14세기 신성로마제국의 카를4세는 프라하를 도읍으로 정하고 황금기를 구가하게 되는데 이때 프라하는 유럽에서 파리 다음가는 큰 도시였다. 그러나 ‘100탑의 도시’, ‘북쪽의 로마’ 라고 일컬어지는 프라하의 참된 이름은 바로 ‘유럽의 음악학원’ 이다.
체코인의 ‘어머니 강’ 몰다우. 프라하 한가운데를 흐르는 몰다우 강의 15개 다리 가운데 가장 유명한 카를교 동쪽 강변에는 스메타나 기념관이 자리해 있다. 그리고 스메타나 기념관 건너편 길가에 우뚝 선 건물이 유서 깊은 국민극장이다. 1881년 스메타나의 오페라 ‘리부셰’로 개관공연을 한 국민극장은 ‘체코어에 의한 체코인을 위한 오페라’를 위해 만들어진 공연장으로 체코 민족음악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프라하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는 나로드니 국립 박물관에서 북쪽으로 난 바츨라프스케 거리다. 이 길을 따라 걷다가 오른쪽으로 돌면 윌소노바 8번지에 오베츠니둠(시민극장)이 있다. 스메타나홀은 오베츠니둠의 메인홀로 매년 5월 12일 ‘프라하의 봄’ 축제의 개막공연이 열리는 곳으로 유명한데 프라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입주해 있다.
모차르트는 생전에 “나의 오케스트라는 프라하에 있다.”고 프라하에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피가로의 결혼’의 대성공으로 프라하와 인연을 맺게 된 모차르트는 자신의 음악을 이해하지 못하고 정치적인 이유로 이런저런 트집을 일삼았던 빈보다 프라하를 진정 사랑했다.
1787년 10월 오페라 ‘돈 죠반니’의 초연을 한 곳이 바로 구시가 광장 근처의 에스타테 극장이다. 이곳에서 ‘프라하의 봄’ 축제 기간에는 모차르트의 오페라가 상연된다. 모차르트가 프라하에 올 때마다 머물렀던 베르트램카는 현재 모차르트 박물관으로 공개되고 있다. 이렇듯 프라하는 ‘음악학원’에 걸맞게 훌륭한 공연장을 가지고 있다. 체코가 세계에 내세우는 ‘프라하의 봄’ 페스티벌은 프라하 전역의 총 17개의 공연장에서 펼쳐진다고 한다. 서울의 5분의 1 수준인 인구 200만의 도시 곳곳에 음악회장이 산재한 셈이다.
그럼 체코를 대표하는 콘서트홀은 어딜까? 바로 ‘프라하의 봄’ 축제의 폐막연주회가 열리는 루돌피눔 ‘드보르자크 홀’ 이야말로 세계 정상급의 건축미와 음향을 자랑하는 체코 최고의 연주홀이다. 프라하 성을 품고 있는 구시가 ‘스타레 메스토’에서 걸어 내려와 블타바 강을 굽어보며 마네수프 다리를 건너면 소지구 ‘말라 스트라나’의 초입이 바로 얀 팔라크 광장이다. 이 광장의 북쪽에 루돌피눔이 당당히 서있다. 얀 팔라크 광장은 체코 예술, 교육 기관의 총본산이다. 루돌피눔 개관에 이어 1885년에 예술 아카데미가 남쪽에 둥지를 틀었고, 1900년 장식예술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여기에 카를 대학 예술학부가 1930년 오픈해 가히 체코의 문화를 책임지는 성지와도 같은 곳이 되었다. 프라하 음악원이 길 건너편에 있음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다.
1873년 체코 유수의 저축은행 ‘체스카 스포리텔나’는 현재 루돌피눔이 있는 팔라크 광장 1번지의 땅을 사들였다.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예술가의 집’을 짓기 위해서였다. 국가와 궁정의 도움을 받지 않는 기업의 예술후원이라는 점에서 루돌피눔은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와 많이 닮았다. 1743년, 16명의 상인들이 16명의 음악가를 지원하며 콘서트를 열면서 시작된 게반트하우스의 역사가 프라하에 제대로 전수된 셈이다.
합스부르크제국의 루돌프 황태자가 이 계획의 후원자를 자처했다. 체코와 오스트리아에서 건축가들이 건축공모전에 몰려들었다. 그리하여 체코 사람 요제프 슐츠와 요제프 지테크가 뽑혔다. 지테크는 체코를 대표하는 오페라하우스 ‘국립극장’을 이미 8년 전부터 건축하고 있던 터였다. 두 거장의 지휘로 10년이 넘는 꼼꼼한 공사 끝에 1885년 2월 7일 첫 콘서트를 열게 된다. 프라하 예술학교 오케스트라와 교장이 직접 지휘봉을 잡았고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광시곡’ 2번이 연주되었다. 루돌프 황태자는 빈에서 직접 프라하로 달려와 개관 공연을 지켜보았다. 그의 이름을 딴 루돌피눔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당시 프라하에는 국민극장과 루돌피눔이 네오 르네상스 풍의 웅장함을 자랑하는 유일한 건물이었다.
빈 국립오페라의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이 콘서트를 따로 마련해 공연한 것이 빈 필하모닉의 창단으로 이어졌다면, 프라하 국립극장 단원들이 1895년 오페라 반주에서 벗어나 자신들만의 음악회를 시도한 것이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시작이다. 그리하여 1896년 1월 4일 루돌피눔에서 역사적인 창단 연주회의 지휘를 드보르자크에게 맡겼다. 이때 연주한 곡은 작곡가 자신의 교향곡 제9번 ‘신세계’와 슬라브 광시곡 3번이었다. 그 뒤로 바츨라프 탈리히, 카를 안체를, 바츨라프 노이만 등 체코가 세계에 내세우는 거장급 지휘자들이 거쳐간 체코 필은 창단 연주회의 포디엄에 선 드보르자크의 이름을 딴 ‘드보르자크 홀’에 자연스레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체코필은 곧 시련에 직면했다. 국립극장 오케스트라가 본업이었던 단원들은 1901년 오페라 총 디렉터 카렐 코바조비치에 대항해 파업을 감행했다. 이에 코바조비치는 전원해고라는 초강수로 맞섰고 이때부터 체코필은 먹고살기 위해 살인적인 스케줄을 감내하며 연주를 위해 밖으로 내몰렸다. 체코가 합스부르크 제국으로부터 독립한 뒤로는 루돌피눔이 국회의사당으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거치며 전용홀도 잃었다. 나치 강점기 때는 루돌피눔에서 어용악단인 ‘독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버젓이 연주하는 것을 눈뜨고 지켜보아야만 했다. 결국 1945년 국립으로 지위를 얻고 나서야 체코필은 루돌피눔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었다.
1908년 5월 23일 루돌피눔은 역사적인 공연을 치르게 된다. 체코 보헤미아 지방의 칼리슈트에서 태어난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가 자신의 교향곡 제7번을 체코 필을 지휘해 세계 초연한 것이다. 이후 체코 필은 말러 교향곡에 관한 한 최고의 해석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1946년 제1회 ‘프라하의 봄’ 음악축제에서 루돌피눔은 오베츠니둠과 함께 페스티벌의 메인홀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음악잔치의 피날레로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을 고정시키며 전통을 지켜왔다.
1차대전 후 1919년부터 루돌피눔은 독립한 체코슬로바키아의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되었다. 콘서트 전용홀의 필수조건은 파이프오르간이다. 루돌피눔의 파이프오르간의 역사는 기구하다. 국회의사당의 연단 설치 때문에 1884년 프랑크푸르트의 오르가니스트 빌헬름 자우어가 제작한 파이프 오르간은 브르노 음악원으로 옮겨졌다. 대신 그 자리에 초대 대통령 토마슈 마사리크의 상이 조각되었다. 1940년 나치 침공 이후에야 오르간은 되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1975년 리거-클로스 오르간이 최종 낙점되면서 자우어의 오르간은 다시 철거되었다.
나치는 1939년부터 안토닌 엥겔이 주도하는 ‘예술가의 집’으로의 복원을 꾀했다. 드보르자크 홀은 완벽한 음향을 되찾았고, 작곡가 요제프 수크의 이름을 딴 실내악을 위한 수크 홀도 새롭게 문을 열었다. 하지만 나치의 체코 지역 총사령관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는 루돌피눔 내의 멘델스존 동상을 파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히틀러가 싫어하는 유태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는 1936년 11월 9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앞에 서 있던 멘델스존의 동상을 야밤에 제거한 나치의 만행과 동급이었다. 이 와중에 인부들은 히틀러가 좋아하는 작곡가 바그너의 동상을 치우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1945년 해방과 더불어 루돌피눔은 드디어 ‘국립 체코필’의 전용홀이 되었다. 이듬해 제1회 ‘프라하의 봄’ 페스티벌이 여기서 개최되었다. 1990년 민주화를 이룬 체코 정부는 2년에 걸쳐 대대적으로 루돌피눔을 리모델링했다. 드보르자크 홀은 1,148석으로 자리가 늘어났고 수크 홀은 222석이 되었다. 또한 무려 500명이 동시에 회의와 무도회를 할 수 있는 ‘드보르나’ 즉 세리모니 홀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여기에 칼럼 홀, 프레지덴셜 살롱, 웨스트 홀까지 루돌피눔은 공연 뿐 아니라 국제회의, 기자회견, 패션 쇼, 연회, 경매, 파티에 이르는 모든 회합을 주도하며 수익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루돌피눔의 외관은 드레스덴 젬퍼 오퍼와 닮았다. 출입구 앞 광장에는 드보르자크의 동상이 서있고 안으로 들어가면 화려한 샹들리에가 반짝이는 로비가 나타난다. 로비를 돌아 들어가면 드보르자크 홀이 그 위용을 보인다. 전면에 아름다운 파이프 오르간이 자리하고 천사가 날아다니는 천정화는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한다. 객석 또한 하나의 조각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교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드보르자크홀은 세계 최고의 음향을 자랑한다. 체코 필의 대부분의 음반이 여기서 녹음되었으며, 스메타나 사중주단, 수크 트리오 등 체코정상의 실내악단이 모두 이 곳에서 연주하거나 녹음했다.
2004년 1월 4일 필자는 드보르자크 서거 100주년을 맞아 루돌피눔에서 열린 첫 공연을 관람했다. 그 자리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가 초청돼 드보르자크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드보르자크 홀의 환상적인 어쿠스틱과 맞물려 가슴을 울렸다. 9월 체코필하모닉은 120회 시즌을 개막한다. 특히 체코필은 2014-2015 시즌을 ‘드보르자크 프라하’ 시리즈 공연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9월 4일 첫 공연은 음악감독 이리지 벨로흘라베크가 지휘하는 교향곡 3번과 요제프 스파체크가 협연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서막을 연다. 체코 음악은 단연코 루돌피눔에서 느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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