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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 공지

[공지사항] (2월 12일) 파리 국립오페라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사이클

클라라하우스
2017-02-11 07:19 23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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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오페라 <212> 일요일 오후 3

- 세계 오케스트라 지휘자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젊은 거장으로 꼽히는 잘 생긴 남자필립 조르당!

- 조르당이 파리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 역사상 최초로 완성한 베토벤 전곡 사이클

- 클라라하우스의 스크린을 통해 펼쳐지는 베토벤 합창교향곡의 무한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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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필립 조르당>

필립 조르당(Philippe Jordan, 1974)은 아민 조르당의 아들로서 20대에 이미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지휘활동을 시작하며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베를린 국립 오페라에서 다니엘 바렌보임 밑에서 카펠마이스터이자 부지휘자를 지내며 독일음악과 오페라에 대한 튼튼한 실력과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는데, 이 덕분에 프랑스 음악은 물론 독일-오스트리아 음악에도 다른 프랑스 지휘자들보다 훨씬 더 독일적인 음악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2007년 파리 국립 오페라의 음악감독으로 선출되어 2009/10 시즌부터 지금까지 활동을 하고 있고, 2011년에는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서 2014/15 시즌부터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그야말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파리 국립 오페라와 빈의 독특한 음악전통의 대명사인 빈 심포니 두 곳의 수장으로서 현재 세계 최고의 명성과 음악성을 내뿜고 있는 최고의 마에스트로로 손꼽힌다.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기량을 단기간 내에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받는 만큼 파리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 또한 보다 정밀하고 균형 있게 컨트롤하며 파리 오케스트라와 같은 전문 콘서트 오케스트라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찬사를 받고 있는 필립 조르당.

그가 20149월부터 20157월 사이 바스티유 오페라와 팔레 가르니에에서 가진 5회의 베토벤 교향곡 전곡 사이클 실황 영상물. 과연 조르당의 실력은 명불허전이다. 1번부터 9번까지 타이트한 긴장감과 치밀한 합주력, 특유의 드라마틱한 극적흐름과 디테일과 구조가 만들어내는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이 지금까지의 다른 베토벤 교향곡 녹음들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신선함과 진지함을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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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오페라 발레>

1669년 루이 14세 시절 오페라 아카데미(Academie d'Opera)라는 이름으로 처음으로 창립된 파리 오페라. 무려 45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파리 오페라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왕이 바뀌거나 정치적 변혁을 겪거나 현대에 접어들면서 재정 및 청중의 요구에 따라 무려 서른번에 가까운 명칭의 변화가 있었다.

루이 16세 때에는 음악 아카데미(Academie de Musique), 나폴레옹 왕정 때에는 황실 음악 아카데미(Academie Imperiale de Musique), 왕정복고 시절인 샤를 10세 때에는 오페라 극장(Theatre de l'Opera), 1939년에는 통합 리릭 국립 극장(R'union des Theatres Lyriques Nationaux), 1978년에는 파리 국립 오페라 극장(Theatre National de l'Opera de Paris), 1990년 파리 오페라(Opera de Paris), 1994년에 비로소 지금의 파리 국립 오페라(Opera National de Paris)라고 이름을 정착시켰다. 음반이나 영상물을 보면 그 명칭이 시대별로 제각기 달라 전부 다른 극장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도 있는데, 사실은 다 같은 단체이다.

파리 국립 오페라는 나폴레옹 3세 때 지어진 가르니에 극장을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1989년에 완공된 바스티유 오페라 이후 두 개의 극장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파리에는 그 외에 로데옹 극장, 라 비유 극장, 샤틀레 극장, 샹젤리제 극장 등등이 더 있으니 이들은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극장이고 국립은 파리 국립 오페라가 활동하는 가르니에 극장과 바스티유 극장 두 곳이다. 전세계 극장 가운데 가장 화려하고 고전적이며 그 자체로 문화재인 가르니에 비해 바스티유 극장은 혁명을 기리기 위해 보다 서민적이고 현대적인 것이 특징

특히 정명훈은 젊은 나이에 파리 국립 오페라의 음악감독을 맡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는데, 1990년 베를리오즈의 트로이 사람들을 시작으로 1994년 베르디의 시몬 보카네그라를 마지막으로 정치적인 이유로 해고가 될 때까지 파리 국립 오페라의 수준과 명성을 급속도로 발전시켰다. 파리 국립 오페라의 소속 오케스트라의 이름은 파리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 단원은 무려 170여명으로서 그때 그때 팀을 나누어 가르니에(발레)와 바스티유(오페라)에서 연주를 하고 있고, 다른 극장 오케스트라들처럼 정기적으로 오케스트라 콘서트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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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객석 1월호 <부르고스 vs. 조르당>

/ 유혁준 음악칼럼니스트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아닌 덴마크와 프랑스의 베토벤이라? 무언가 이질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에 아시아와 남미에서도 자주 연주되는 베토벤, 누가 하느냐는 아무런 문제가 될 수 없다. 필립 조르당의 파리 국립오페라 오케스트라와 라파엘 프뤼벡 드 부르고스의 덴마크 국립 교향악단(DNSO)2012년부터 비슷한 시기에 베토벤 교향곡 전곡 사이클을 악단 사상 최초로 감행해 영상물로 출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애호가들은 지갑을 열 준비를 해야 한다. 그만큼 음악의 완성도가 높다. 여기에 덤으로 오페라와 발레가 아니라 콘서트임에도 불구하고 볼거리가 많다. 그만큼 영상미가 뛰어나다.

존경하는 어느 평론가는 카라얀의 베토벤은 플라이급’, 클라이버는 미들급’, 므라빈스키는 헤비급으로 비교한 적이 있다. 세 지휘자의 성향과 살아온 길을 떠올리면 그대로 들어맞는 명언이 아닐 수 없다. 그럼 1933년에 태어난 부르고스와 그의 막내아들뻘인 1974년 생 조르당은 어디에 해당될까. 전곡을 감상한 필자의 결과는 조르당은 클라이버와 동일한 미들급’, 부르고스는 므라빈스키 바로 아래쯤에 해당되는 라이트 헤비급이다. 이건 분명 불혹을 목전에 둔 젊은이와 생의 마지막에 도달한 노 거장 사이의 간극이다.

슈만은 베토벤의 4번을 두 북구의 거인(묵직한 3번과 5) 사이에 낀 가녀린 그리스 아가씨로 은유했다. “슈만이 그랬듯이 그리스 감성을 지닌 가장 고전적인 교향곡이면서 동시에 믿기 어려운 낭만주의의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르당은 그의 다큐멘터리 필름에서 캐낼수록 보석이 발견되는 교향곡 4번에 대해 애착을 아끼지 않았다. ‘선과 선의 교차가 아닌 면과 면의 중첩적인 대비’, 클라이버의 41악장에서 발견되는 기막힌 뉘앙스다. 취리히 공대를 나온 클라이버, 역시 취리히에서 공부한 조르당과 서로 통해서였을까. 바이에른 국립 교향악단을 지휘한 클라이버의 4번에서 뿜어져 나오는 면과 면의 대비가 조르당의 지휘봉에서도 솟구친다. 그러면서도 프랑스 언어에서 느껴지는 바와 같이 악단 특유의 부드러움과 유창함을 잃지 않는다.

부르고스의 4번은 어떨까. 우선 부르고스는 연륜만큼이나 템포가 느리다. 1악장 러닝타임이 1220초로 조르당보다 1분이나 길다. 그리고 바다처럼 유장한 흐름은 므라빈스키와 닮아있다. 조르당이 말한대로 독일어 특유의 강한 자음과 중후함이 오히려 덴마크로 전이된 느낌이다. 그리고 화려하고 웅장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코펜하겐 콘서트홀 무대 중앙에 서서 단원을 대표하는 악장은 바이올리니스트 홍수진이다. DNSO6명의 악장 가운데 한 명이지만 사이클 전체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연주할 때 홍수진을 마주보고 있는 수석 첼리스트는 한 살 터울인 동생 홍수경이다. 우리 연주자 두 명이 덴마크 대표 악단의 얼굴로 등장하는 장면만으로도 가슴 벅차다.

베토벤의 초기 고향곡 가운데 2번은 작곡가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곡이기도 하다. 모차르트의 39번 교향곡에서 최초로 사용된 클라리넷이 주류 악기로 등장한다. 1악장 2주제를 노래하는 파리 국립오페라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은 섬세하게 물결친다. 반면 DNSO의 클라리넷은 도도하다. 같은 음악이 이토록 지휘자와 악단에 따라 달라짐을 극명하게 알 수 있다. 또한 인류 문화유산 가운데 으뜸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는 파리 가르니에 극장의 아름다움은 실로 눈부시다. 교향곡 2번과 7번을 가르니에 극장에서 연주한 조르당의 혜안은 기막힌 음향 구현이라는 보너스를 추가로 획득했다. 아무래도 현대적 건축물인 바스티유 오페라하우스와는 차이가 난다.

오페라 지휘처럼 대본, 스토리, 무대디자인, 의상 등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베토벤 심포니는 음악만을 전달해야 합니다.” 조르당의 고백처럼 교향곡 8번의 1악장은 오직 음악 속으로 질주한다. 마치 8번의 최고 명반으로 꼽히는 헤르베르트 케겔의 라이프치히 방송 교향악단의 연주처럼 치열하게 타오른다. 이에 비해 부르고스의 DNSO는 저 심연의 바닥에서부터 서서히 달궈진다. 교향곡 3번의 장송행진곡은무려 130초 이상 조르당보다 뒤처지며 비장미를 극대화한다. ‘영웅의 영광보다는 영웅의 고통과 현세의 녹록치 않은 삶을 그리는 부르고스의 해석은 2차 대전 전 세대의 거장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풍요와 물질이 우선하며 테크닉 연마에 절치부심하는 요즘 세대와는 대척점에 서 있다. 그만큼 감동적이다.

교향곡 9합창에서 두 지휘자의 에너지는 정점에 선다. 독창자들을 합창석 바로 앞에 배치한 부르고스의 아이디어는 기막힌 음향을 자랑하는 코펜하겐 콘서트홀에 최적화된다. 4악장 피날레를 광폭하게 밀어붙이는 조르당의 양손은 악보를 넘어선 음악의 본질을 꿰뚫는다. 전 곡이 끝나고 DNSO의 홍수진 악장과 브루고스는 희열로 가득 차 있다. 음악에 대한 확신은 연주자가 먼저 가지고 있어야 청중에게 전달된다는 기본 원리가 확인되는 순간이다.

DNSO는 베토벤 외에 로드리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베를리오즈의 작품을 추가로 수록했다. 20133, 80세의 부르고스와 고희의 기타리스트 페페 로메로가 무대에 손을 맞잡고 등장했다. 거저 숭고한 예술혼이 꿈틀댈 뿐이다. 두 거장이 빚어내는 로드리고의 아랑후에즈 협주곡은 베토벤의 교향곡에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로메로의 현란한 핑거링은 여전하다.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을 지휘하는 부르고스의 머리카락은 거의 없다. 3하산(下山)’에서 바닥을 치고 울려오는 파이프 오르간의 페달저음은 부르고스의 느리디 느린 지휘 동작과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숭고한 넋의 고양이다. ‘환상교향곡’ 3악장 후반부, 잉글리시 혼의 부름에 오보에가 화답하지 않고 팀피니 주자 4명이 만들어내는 광기어린 두드림은 압권이다.

부르고스와 조르당의 한판 승부는 결국 무승부로 끝났다. 우리의 음반 구매목록에 추가해야할 일만 남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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