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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사] [한밭춘추 6] 8월, 대전은 실내악으로 물든다

클라라하우스
2017-08-09 07:14 17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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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88일자

 

 

[한밭춘추] 8, 대전은 실내악으로 물든다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275071

 

한밭춘추6 0808 실내악.jpg

 

언제부터인가 세계적 콩쿠르 입상자 명단에 한국인의 이름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정도다. 그러나 우리 음악교육의 가장 큰 병폐인 독주자 위주의 그릇된 관행으로 인해 오케스트라, 실내악단, 현악 사중주단과 같이 서로를 배려하고 절제해야 비로소 음악이 나오는 분야는 늘 '국내용'이었다. 서울시향을 세계 정상급 악단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연주만으로 생계를 해결하는 전업 앙상블은 꿈도 꾸지 못하고, 그나마 창단연주회를 가진 악단은 얼마 안 가 해체해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러한 1회성 연주는 음악의 질을 떨어뜨려 실내악으로부터 청중의 발길을 더욱 멀어지게 하는 원인을 제공했다.

 

 

실내악(chamber music)은 클래식 음악의 최상층부에 위치한다. 그만큼 깊고, 사유해야 제대로 느끼며 감동은 오래간다. 실내악의 정수는 현악 사중주다. 작곡가들에게 평생 업보로 여기게 하며 펜을 들게 했던 현악 사중주는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에 이어 20세기 들어서도 쇼스타코비치에 의해 화려한 꽃을 피웠다. 그래서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아 세계무대를 누비며 활약하고 있는 노부스 콰르텟이 대견하기까지 하다.

 

 

2001년부터 8월이면 대전에 실내악축제가 열렸다. 비슷한 콘셉트의 서울스프링페스티벌보다 5년이나 빠르다. 지역의 한 공연기획사와 대전예술의전당이 손을 잡고 한 우물을 판 결과 벌써 17회를 맞았다. 프로그램은 해가 갈수록 진화되었다. 특히 '시티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대전시내 곳곳에서 높은 수준의 실내악 공연이 열렸고 그 진성성은 시민들의 참여와 호응으로 이어졌다. 처음부터 엄청난 예산을 들여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나 스타 연주자를 섭외한 것이 아니라 내실 있는 국내 음악인들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쾌거였다.

 

 

'대전실내악축제'는 올해부터는 '대전국제음악제'로 변화를 꾀했다. '음악과 함께 떠나는 17일간의 세계일주'라는 타이틀로 20일까지 이어지는 축제는 오페라와 퓨전까지 넘나들며 장르를 넓히고 레퍼토리는 확장했다. 한국 작곡가들에게 위촉한 작품 초연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목동성당, 성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에서 펼쳐지는 시티콘서트는 여전히 알차다. 다만 현악 사중주 콘서트가 없는 점은 다소 아쉽다. '대전국제음악제'의 밀알은 실내악이다. 이 초심은 언제까지나 지켜져야 한다. 8, 대전은 전국에서 유일한 실내악의 도시다.

 

 

유혁준 음악칼럼니스트, 클라라하우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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