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감상회 일정] 제60회 LP감상회 - 음반발매 기념 콘서트
본문
포니정홀 & 클라라하우스
<제60회 LP감상회>
* 서울 삼성동 포니정홀(공연 포함): 4월 15일(토) 5PM~9PM
* 서귀포 제주클라라하우스(감상회): 4월 22일(토) 7PM~9PM
* 해설: 유혁준 음악칼럼니스트
* 신청곡 및 예약문의: 02-2008-8814
* 제주클라라하우스 선곡표는 포니정홀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러시아 로망스’ LP 발매 기념 콘서트
2003년 1월 모스크바는 40년 만의 추위가 엄습해 동사한 사람만 수천명이 넘었다. 그때 첼리스트 박경숙, 전설적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드 코간의 딸 니나 코간은 3주 동안 음반 작업을 하고 있었다. 러시아의 거장들이 즐겨 녹음했던 모스크바 라디오 방송국 제1 스튜디오는 추위도 잊은 채 음악으로 달아올랐다.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는 피아노 파트가 어쩌면 더 어렵다는 난곡이다. 니나 코간의 손끝에서 빚어지는 피아니즘은 러시아 음악의 본질을 꿰뚫었다. 첼리스트 박경숙은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추위 속에 3주나 모스크바에 머물면서 러시아를 온몸으로 느끼고 연습하고 녹음했다.
러시아 로망스는 니나 코간이 직접 첼로와 피아노로 편곡했다.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방송 녹음도 전담한다는 엔지니어는 거의 편집 없이 아날로그 느낌으로 음원을 담았다.
몇 달 후 드디어 음반이 출시되었다. 가을이면 클래식 FM에서 푸시킨의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풍월당 박종호 대표는 새 책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에서 12페이지를 할애해 이 음반을 아름다운 글로 수놓았다. 또한 아날로그적 분위기는 오디오를 좀 한다는 ‘오디오파일’ 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그렇게 소리소문 없이 20년 동안 이 CD는 입소문으로만 5만장이 팔려나갔다. 콩쿠르 우승으로 팬덤을 형성한 젊은 연주자도 아니고, 오로지 평생 음악 하나만 바라보고 대구에서 조용히 활동하던 첼리스트 박경숙의 진심과 거장 피아니스트 니나 코간의 손끝으로 빚어내 기적이었다. ‘스타마케팅’이 아닌 클래식 CD로는 이례적인 현상이었다.
그리고 2023년 2월 ‘러시아 로망스’는 아날로그 LP로 발매되었다. 우리 음반사 굿인터내셔널은 45회전 고음질 LP 2장으로 출시했다. 500장 초판본은 매진을 앞두고 있다.
포니정홀의 제60회 LP감상회는 첼리스트 박경숙을 초청해 LP음반 출시 기념 콘서트를 개최한다. 완벽한 LP감상 시스템을 갖춘 포니정홀에서 음반과 실연으로 동시에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콘서트 프로그램>
- 러시아 로망스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아무르 강의 잔물결’ (니나 코간 편곡)
-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 G단조 Op.13 中 3악장 ‘엘레지, 悲歌’
-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1번 G장조 BWV.1007
- 파블로 카잘스 편곡 ‘새의 노래’ (카탈루냐 민요)
2. 제60회 아날로그 LP감상회
7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LP감상회’는 2016년 10월 29일 대전 클라라하우스에서 첫 삽을 떴다. 당시 60회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유튜브로 음악을 듣고 보는 시대에, LP로만 2시간을 채운다는 것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LP감상회는 대전 클라라하우스와 서울 포니정홀에서 관심을 받았다. 전국에서 애호가들이 LP를 들으러 일부러 찾아왔다.
핸드폰과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 것이 대세인 이 시대에 아날로그 LP의 감성을 투영하는 것. 클라라하우스는 턴테이블, 카트리지, 포노앰프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특히 디지털 소스로는 도저히 들을 수 없이 조악한 1950년, 60년대의 모노LP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 모노 전용 장비를 갖추었다. 처음 레오니드 코간의 1947년 녹음 레코드를 들을 때의 짜릿함은 잊을 수가 없다. 17회 감상회 때는 10분이 그냥 돌아갈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이건 분명 음악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그리고 대구에서 매회 손수 선곡한 LP를 들고 오시는 이승규님은 국내 최고의 LP 콜렉터 가운데 한 분이다. 클래식 뿐 아니라 팝, 재주, 가요를 아우르는 해박함은 가히 혀를 내두를 정도다. 자신이 가진 음악을 다른 분들게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LP감상회는 더욱 빛을 발했다. 여기에 ‘정원석의 영화이야기’ 코너는 고화질로 편집한 영화 하이라이트를 보면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LP로 감상하는 색다른 시도로 호응을 얻었다.
현재 공식적으로 매월 열리는 LP감상회는 극히 드물다. 코로나19로 인해 끊어진 것을 제외하고 LP감상회는 매달 포니정홀과 클라라하우스에 열리고 있다.
60회 LP감상회는 특히 ‘러시아 로망스’ 음반 발매 20주년을 맞이해, 한정으로 제작된 LP 출시에 맞춰 콘서트도 함께 한다. 첼리스트 박경숙을 초청해 라흐마니노프와 러시아 로망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등을 연주한다. (15일 포니정홀은 공연 포함, 22일 제주 클라라하우스는 감상회만 진행)
이번 감상회도 1954년 발매된 모노 LP와 2023년 발매된 최신 LP에 이르기까지 무려 70년의 세월을 넘나들며 숱한 명반들을 감상한다.
포니정홀과 클라라하우스의 LP감상회는 음악을 귀로 듣는 것을 넘어 가슴으로 감상하게 한다. 과거 거장들의 연주가 수십년의 세월을 넘어 바로 앞에서 들린다. 어쩌면 추억을 되새김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감성이 이성을 앞선다.
소개의 글/ 유혁준 음악칼럼니스트·클라라하우스 대표
* 제60회 LP감상회 선곡표
<클래식>
1.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 4악장, 러시아 로망스 ‘나는 당신을 만났습니다’
(박경숙 cello/ 니나 코간 piano/ 2003년 1월 모스크바 라디오 방송국 1스튜디오 녹음/ 2023년 발매 LP)
2. 쇼팽 ‘녹턴’ E플랫장조, 포레 ‘꿈을 꾼 후에 Op.7-1
(Henri Honegger 1904~1992, cello/ Claire Honegger, piano/ 후원자 발매 한정판, 사인반)
3. 차이콥스키 (1840~1893)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35
(레오니드 코간 violin 1924~1982/ 바실리 네볼신 지휘/ 구소련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1953년 텔레푼켄 모노 초반)
4. 푸치니 <나비부인> 1막 ‘날 사랑해 주세요. 조금만 사랑해 주세요.’
(레나타 테발디 soprano/ 카를로 베르곤지 tenor/ 툴리오 세라핀, 지휘/ 로마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1958년 초반)
5. 사라사테 (1844~1908) 8개의 스페인 춤곡
(알프레도 캄폴리 violin, 1906~1991/ 다프네 이보트 piano/ 1977년 초반)
6. 드보르자크 (1841~1904) 교향곡 9번 E단조, Op.95 ‘신세계로부터’
(알체오 갈리에라 지휘, 1910~1996 이탈리아/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1954년 콜롬비아 모노 초반)
7. 브람스 (1840~1893) 헝가리 춤곡 Hungarian Dances WoO.1
(프리츠 라이너 지휘 1888~1963/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960년 런던 초반)
8. 베토벤 교향곡 5번 C단조 Op.67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947.5.25 베를린 티타니아팔라스트 귀환 실황 모노LP)
<정원석의 영화이야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West Side Story, 로버츠 와이즈 감독 1961)
‘Tonight’, ‘I Feel Pretty’, ‘Maria’
(키리 테 카나와 soprano/ 호세 카레라스 tenor/ 마릴린 혼 soprano/ 레너드 번스타인 제작, 지휘)
<팝 & 재즈: 민명원의 올드팝이야기>
1. Goin' Away
(Lightnin' Hopkins 1912~1982/ 1963년 모노 초반)
2. Five Spot After Dark
(Curtis Fuller's Quintet/ 1959년 미국 초반)
3. 비틀즈 <에비 로드> 앨범
(비틀즈 1971결성/ 1969.2.22 발매 영국 초반)
4. Purple Rain
(PRINCE/ 1984년 12인치 맥시싱글)
5. Fix You
(콜드플레이 3집/ 2005년 발매 LP)
6. Islands in the Stream
(케니 로저스 1936~2020.3.20/ 돌리 파튼 1946~/ 1983년 7인치 싱글 초반)
<우리 가요>
1. 부산에 가면
(최백호/ 2022년 발매 LP)
2. 봄비
(이은하/ 2012년 ‘My Story My Jazz’ LP)
3. 무정블루스
(이은미/ 2022년 LP음반)
4. 가리워진 길
(유재하/ 1987년 LP 초반)
5.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웅산/ 2020년 LP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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