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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 성시연의 말러9번

  • 작성자clara
  • 작성일2018-11-18
  • 조회수205

경인일보 2011112일자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171101010000039

 

[공연리뷰]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성시연의 말러9'

서로를 바라보며 보내주는 '이별사'

Sung Shiyeon & Gustav Mahler

 

성시연 임기 첫 연주 말러의 '부활'

계약종료 앞두고 '이별' 교향곡 매듭

돌아서는 뒷모습 아닌 '불꽃 연주'

4년간 '신의 언어' 전달위해 '혼신'

 

"공기의 떨림은 신의 숨결이야. 인간의 영혼에 속삭이는 신의 언어지. 우리 음악가들은 신과 최대한 가까이서 신의 음성을 듣고 신의 입술을 읽지. 우리는 신을 찬양하는 신의 자녀들을 낳고, 그것이 음악가가 존재하는 이유야."

영화 '카핑 베토벤'에서 베토벤은 안나에게 '음악가의 존재 이유는 신과 인간 사이를 이어주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어쩌면 가장 명쾌한 해답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를 성시연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 대입하면, 지난 4년은 성시연 지휘자가 경기필이라는 '신의 언어'를 청중에게 온전히 전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붓고 끝내 연소시킨 시간이었다. 그 시작과 끝은 말러였다.

말러의 '부활' 교향곡으로 포문을 열었고, 말러의 '이별' 교향곡으로 문을 닫았다. 부활했으되 이별했다. 마치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우리의 인생처럼.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성시연의 말러 교향곡 9' 콘서트는 이제 경기필과 계약 종료를 앞둔 지휘자의 마지막 불꽃같은 공연이었다.

성시연은 4악장의 마지막 마디 '사라지듯이(ersterbend)'가 끝을 맺었을 때 잠시 동안 손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아마도 그 짧았던 몇 초 동안 경기필과 동고동락했던 4년이 스쳤으리라.

 

"이상하게 이 곡을 듣고 있으면 그 어려움이 들리는 게 아니라 삶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고 했던 자신의 고백처럼 말이다. 마침내 객석으로 뒤돌아선 그녀는 웃지 않았다. 오히려 비장했다. 또한 그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수석 첼리스트인 막시밀리안 호르눙은 약관의 젊은이답게 시원시원했다. 뒤셀도르프에 첫 발을 내디딘 후, 슈만이 의욕적으로 작곡한 첼로 협주곡의 본질을 꿰뚫는 듯 거침없이 운궁했다.

슈만의 협주곡들이 그러하듯 오케스트라의 한 부분으로 기능하는 '환상곡' 뉘앙스를 놓치지 않았다. 곡의 백미와도 같은 2악장, 호르눙과 경기필 첼로 수석 채유리와의 이중주는 슈만과 클라라가 사랑을 속삭이듯 애틋했고, 커튼콜 때 일부러 찾아가 감사의 악수를 청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4년 전이나 지금이나 경기필이 국내 최고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때로 경기필은 국내 최고의 감동을 안겨주었다. 인터넷과 SNS 상에서 이번 공연에서 관악기가 좋지 않았다는 왈가왈부가 많다. 하나 그런 기능적인 면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경기필은 베를린필, 빈필이 아니다.

 

경기필은 성시연 체제 하에서 4년 동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추구했고, 단원 개인의 기량보다는 전체가 뿜어내는 음악으로 감동을 주었다.

여전히 경기필은 전용홀이 없다. 성시연이 떠난 경기필은 이제 경기도의 몫이다. 성시연이 이룬 성과가 헛되지 않도록 더 세심히 악단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돌아서는 뒷모습이 아니라 서로를 바라보며 보내주는 여운을 길게 느끼고 싶다는 성시연의 '이별사'는 그래서 정겹다.

 

/유혁준 음악칼럼니스트·클라라하우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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